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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미생> 후기 - 대사 연출 음악 결말 총평 리뷰

by 릴라꼬 2025. 11. 7.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미생〉을 볼 용기가 좀 늦게 생겼다. 회사 다니는 사람이라면 알 거다. 하루하루 버티기도 힘든데, 퇴근 후에까지 ‘회사 이야기’를 봐야 하나 싶었다. 근데 어느 날, 친구가 그러더라. “너 지금 미생이야. 봐라. 위로될 거야.” 그 말 듣고 보기 시작했는데, 결국 새벽 3시까지 멈추질 못했다. 이건 단순한 회사 드라마가 아니다. 그냥 ‘우리 이야기’였다.

1. ‘미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와닿을 줄이야

드라마 제목부터 묘하게 아프다. ‘미생(未生)’ — 아직 완전히 살아 있지 않은 사람들. 회사 안에서, 사회 속에서, 겨우 숨만 붙어 있는 사람들 말이다.

주인공 장그래(임시완)는 바둑을 두다 실패하고 현실로 내던져진 계약직 인턴이다. 그의 출발점은 바닥이다. 스펙도 없고, 인맥도 없고, 자신감도 없다. 하지만 그가 버텨내는 과정이, 너무나 현실적이라 숨이 막히면서도 위로가 된다.

2. 장그래 – “못나도 괜찮아요, 끝까지 버티면 되니까”

임시완은 이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눈빛 하나, 어깨의 긴장감 하나까지 진짜였다. 장그래는 늘 불안하고, 무기력하지만, 그 안에는 포기하지 않는 근성이 있다.

“전 그냥 살아남고 싶어요.” 이 대사 한 줄이 마음을 때렸다. 너무 절박해서, 너무 솔직해서. 회사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스스로를 다그치는 모든 사람의 목소리 같았다. 〈미생〉의 장그래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다.

3. 오상식 부장 – 진짜 어른이란 이런 사람

이 드라마에는 ‘상사’의 두 얼굴이 나온다. 갑질과 냉정함의 세계 속에서도, 그 안에 진짜 어른이 있다. 그게 바로 오상식 부장(이성민)이다.

그는 장그래에게 늘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해야지.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잖아.” 단순한 말이지만, 그게 인생의 본질이다. 이성민의 연기는 너무 인간적이었다. 화내는 장면조차 따뜻했다. 진짜 상사가 이런 사람이면, 세상 덜 힘들 거다 싶었다.

4.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직장 이야기

〈미생〉을 보면서 가장 무서웠던 건, 이게 ‘현실’이라는 거였다. 회의실 안의 눈치 싸움, 퇴근 시간 눈치, 성과 압박, “이거 왜 안 됐어?”라는 한마디에 심장이 쿵 내려앉는 감정. 그걸 너무 정확히 담았다.

나도 모르게 화면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저게 진짜 회사지.” 이 드라마를 본 직장인들은 모두 공감했을 거다. 우리가 매일 겪는 ‘전쟁 같은 하루’를 이토록 세밀하게 그려낸 작품은 없었다.

5. 그래도 사람은 사람으로 버틴다

〈미생〉은 차가운 직장 드라마 같지만, 사실은 사람 이야기다. 장그래가 버틸 수 있었던 건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백기, 안영이, 한석율 — 각자 다른 방식으로 치열하게 버티는 사람들. 그들의 관계 속엔 진짜 ‘연대’가 있다. 누군가는 실패하고, 누군가는 인정받지 못하지만, 그 안에서 서로를 위로한다. “야, 오늘도 고생했다.” 그 한마디가 이 드라마의 온도다.

6. 대사 하나하나가 인생 명언

〈미생〉의 대사들은 그냥 말이 아니라 현실의 기록처럼 느껴진다.

“회사는 전쟁터야. 밖은 지옥이고.” “우린 아직 살아 있는 게 아니야. 그냥 버티는 거야.” “그래도 버티다 보면, 언젠간 기회가 오겠지.” 이런 말들이 낭만 없이 들리는데, 이상하게 힘이 된다. 이 드라마는 거짓 희망을 팔지 않는다. 그 대신 ‘진짜 위로’를 준다.

7. 연출과 음악 – 절제의 미학

연출도 너무 좋았다. 과장된 감정이 없다. 조용한 카메라 워킹, 색감은 차갑지만, 감정은 뜨겁다. OST도 절묘하다. 윤종신의 ‘행복한 눈물’, 한희정의 ‘그래도 괜찮아’. 그 노래들이 장면 속에 녹아들며 감정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울컥하게 만드는 건 음악이 아니라, 인물들의 ‘정적’이다. 말이 없는 장면이 오히려 더 강렬하다.

8. 결말 – 완벽하진 않아도, 계속 살아간다

〈미생〉의 마지막 회는 어쩌면 너무 현실적이라서 더 아프다. 장그래는 결국 회사를 떠난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다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한다.

그 결말이 좋아서 울었다. 완벽한 해피엔딩이 아니지만, 그게 바로 현실의 해피엔딩이다. “나는 아직 미생이지만, 그래도 살아가고 있다.” 그 문장이 오래 남았다.

9. 내가 느낀 〈미생〉 – 현실을 직시하는 용기

〈미생〉을 보고 나면 회사 생활이 달리 보인다. 힘든 건 똑같지만, 이젠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장그래처럼 흔들리고, 누구나 오상식처럼 후회하며 산다. 결국 이 드라마는 ‘성공의 이야기’가 아니라 ‘생존의 이야기’다. 그걸 이렇게 따뜻하게 말해주는 작품은 진짜 드물다.

10. 총평 – 미생,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이야기

〈미생〉은 직장 드라마를 넘어 삶의 이야기다. 누구나 버티고 있고, 누구나 언젠가 완생(完生)을 꿈꾼다.

이 드라마는 말한다. “당신은 아직 미생일지라도, 살아 있는 게 이미 충분히 대단한 일이다.” 그 말 하나로도 〈미생〉은 가치가 있다. 이건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라, 우리 세대의 초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