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넷플릭스 드라마 [웬즈데이] 후기 - 등장인물 분위기 메시지 결말 총평 리뷰

by 릴라꼬 2025. 11. 5.

 

처음엔 그냥 호기심이었다. 넷플릭스 메인에 계속 뜨는 까만 머리의 소녀, 무표정에 앞머리 단정하게 자른 얼굴. 솔직히 처음 봤을 때 ‘주우재 닮았다’는 댓글이 왜 그렇게 많았는지 이해가 갔다. 그 눈빛, 그 무심한 말투. 그런데 몇 화 지나고 나니까 단순히 외모가 아니라 ‘감정 표현이 서툰 사람의 마음’이 닮았다는 걸 알게 됐다. 〈웨즈데이〉는 생각보다 훨씬 깊은 이야기였다.

1. 학교 배경의 다크 판타지, 그런데 현실 같다

이 드라마는 〈아담스 패밀리〉의 딸 ‘웨즈데이 애덤스’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다. 가족으로부터 떨어져 특이한 학교 ‘네버모어 아카데미’에 전학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학교엔 늑대인간, 뱀파이어, 예언가 같은 초능력자들이 있다. 처음엔 판타지물이겠거니 했는데, 보다 보면 인간 사회의 축소판 같다.

다들 특별해 보이지만, 결국 다 외로움과 불안으로 엮여 있다. 웨즈데이는 그 속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남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자신을 부정하지 않고, 그냥 묵묵히 자기 길을 간다. 그게 멋졌다.

2. 등장인물 – 차가운데 묘하게 따뜻한 아이

웨즈데이(제나 오르테가)는 단연 이 작품의 중심이다. 표정 하나 안 바뀌는데, 그 무표정 속에 감정이 다 들어 있다. 남들보다 감정 표현이 서툴고, 세상에 대해 냉소적이지만, 그 안엔 진심이 있다.

친구를 보호할 때는 누구보다 용감하고, 자신의 원칙을 깨야 할 순간엔 고민 끝에 행동으로 옮긴다. 그 단단함이 너무 멋있었다. 그녀는 차가운 게 아니라, 솔직한 거였다. 이 시대의 ‘진짜 독립형 캐릭터’ 같다.

3. 제나 오르테가의 연기 – 표정 하나로 세계를 표현하다

배우 제나 오르테가는 정말 미쳤다. 거의 표정이 없는데도, 눈빛과 몸짓으로 다 보여준다. 특히 눈을 살짝 치켜뜨거나, 입꼬리를 1mm만 올리는 순간의 감정 변화. 그 미묘한 차이가 너무 섬세하다.

무표정한 얼굴로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녀는 냉정한 게 아니라, 감정을 깊이 숨긴 사람이다. 그게 웨즈데이를 완벽하게 만든다. 요즘 배우 중 이렇게 캐릭터를 완벽히 체화한 사람은 드물다.

4. 미스터리와 성장의 절묘한 조합

〈웨즈데이〉는 단순히 학교 드라마가 아니다. 한편으로는 미스터리 추리극이다. 학교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웨즈데이가 직접 조사한다. 그 과정에서 친구들을 의심하고, 가족의 비밀까지 마주하게 된다.

그 긴장감이 대단하다. 매 화가 끝날 때마다 “한 편만 더 보자” 하게 된다. 그런데 그 추리 과정 속에서 웨즈데이가 점점 ‘사람’을 배워간다. 그게 이 드라마의 핵심이다. 괴물보다 무서운 건 결국 인간의 마음이라는 걸, 이 소녀가 몸으로 배운다.

5. 분위기 – 고딕 미학의 정점

이 드라마는 화면만 봐도 감탄이 나온다. 팀 버튼 특유의 고딕 감성이 그대로 살아 있다. 회색빛 하늘, 어두운 복도, 차가운 조명. 그런데 그 어둠이 불쾌하지 않다. 오히려 차분하고, 묘하게 아름답다.

특히 웨즈데이가 춤추는 장면. 그 무표정으로, 그 기묘한 리듬감으로. 세상에서 제일 이상한데 동시에 제일 매력적이었다. 그 장면 하나만으로도 제나 오르테가의 상징이 됐다. 유행이 아니라, ‘상징’이 된 장면이다.

6. 친구들과의 관계 – 다르지만, 그래서 더 끈끈하다

웨즈데이와 같은 기숙사에 사는 ‘인드’는 그녀의 완전한 반대다. 밝고, 수다스럽고, 감정 표현이 풍부하다. 그런 두 사람이 부딪히고, 조금씩 서로를 이해해간다. 이게 정말 따뜻하다.

인드는 웨즈데이에게 처음으로 “넌 나한테 중요한 사람이야.”라고 말한다. 그때 웨즈데이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장면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그녀는 말보다 행동으로 표현하는 사람이다. 이 둘의 관계는 친구 이상의 의미로 남는다. 다름을 인정하는 법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서사다.

7. 메시지 – 다름은 이상한 게 아니라, 특별한 거야

〈웨즈데이〉는 외로움에 관한 이야기다. 세상에 섞이지 못하고, 늘 자신을 방어해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그 ‘다름’을 약점으로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힘으로 보여준다.

웨즈데이는 남들과 다른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게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위로다. 요즘처럼 남과 비교하며 살아가는 세상에서 “나답게 살아도 괜찮다.” 이 메시지를 이렇게 멋지게 보여준 작품은 드물다.

8. 결말 – 성장의 또 다른 시작

시즌 1의 마지막 장면에서, 웨즈데이는 처음으로 누군가의 메시지를 받는다.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그리고 자신이 이미 이 세계의 일부가 되었다는 의미. 그 눈빛 속엔 두려움보다 기대가 있었다.

그게 좋았다. 그녀가 완전히 세상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웨즈데이〉는 ‘끝’이 아니라 ‘시작’을 남긴다. 이건 미스터리 드라마의 포장을 쓴 가장 따뜻한 성장 드라마다.

9. 총평 – 세상 모든 외톨이에게 바치는 편지

〈웨즈데이〉는 단순한 장르물이 아니다. 이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 속에서 자기를 지켜내는 법을 알려주는 이야기다. 괴짜로 보이든, 이상하든, 그게 바로 ‘나’라는 걸 당당하게 보여준다.

나는 이 드라마를 보고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졌다. 나도 웨즈데이처럼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지만, 그게 나쁜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웨즈데이〉는 그런 사람들에게 건네는 위로다. 세상이 기묘해도, 나답게 살아가는 게 결국 정답이라는 걸 알려주는 드라마.